야심차게 창업을 했지만, 빚 때문에 가게 문을 닫지도 못하고 매월 적자로 고통받고 있다면 한 번쯤 재창업을 고민해볼 만하다. 같은 가게지만 업종이나 인테리어, 메뉴만 손봐도 매출이 확 달라질 수 있다. 

지속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언제든지 시대흐름에 맞춰 옷을 갈아입을 준비를 하는 게 좋다. 
업종 변경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트렌드 변화다. 시대 흐름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어야 성공할 확률이 높다. 언제가 최적의 시기인지, 어떤 업종으로 변신하는 게 맞는지 파악하는 눈썰미와 감각, 그리고 깨어있음이 필요하다. 필요하면 전문가의 상담도 받아야 한다. 

업종전환의 제 1원칙은 기존 매장의 조건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자신이 운영하던 사업과 전혀 다른 업종으로 변경할 경우 충분한 조리기술과 맛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기존 확보된 단골고객마저 잃게 되는 리스크를 감수해야만 한다. 때문에 가급적 비슷한 종류의 업종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는 것이 실패율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며 투자비 또한 최대한 낮출 수 있다.”고 강조한다. 

▲ 자담치킨 목동1,2단지점 김찬승 점주. 사진제공=한국창업전략연구소

6년간 운영하던 치킨가게를 접고, 다시 치킨 프랜차이즈로 재창업 한 자담치킨 목동1,2단지점 김찬승 점주(41, 남)가 이에 해당된다. 

2017년 12월 새 단장한 그의 매장은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 겨울에도 하루 평균 100만원 이상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30대 초반 일찍이 자영업에 뛰어들어 6년 넘게 치킨매장을 운영하면서 전국지점 상위매출 매장에 오를 만큼 좋은 결과도 얻었다는 그는 본사의 경영악화로 신메뉴가 수년간 나오지 않고, 본사의 가맹지원이 없어지면서 업종변경을 고민하게 되었다. 특히나 인테리어와 시설이 노후화 되어 매장 방문객도 줄어들고 있다 판단한 김 점주는 새롭게 리뉴얼 해 문을 열기로 결정했다고.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어떤 아이템으로 업종변경을 할까 고민이 많았다. 9천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단지 내 상가 1층 코너자리라 단지 내 입주민만을 대상으로 장사를 해야 하는 곳이기에 오랜 기간 이용해준 단골고객들이 이탈할까 우려가 컸다.”고 전했다.

몇 개월을 고민한 김 점주는 시행착오는 최대한 줄이고 능숙하게 운영이 가능한 치킨 업종으로 가닥을 잡고 브랜드 조사에 나섰다.

여러 브랜드를 조사한 후 그는 친환경 무항생제 닭고기를 사용한다는 ‘자담치킨’이란 브랜드를 알게 되었고, 건강지향적인 이미지가 주 고객인 30~40대의 주부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겠다 판단한 그는 직접 치킨을 먹어 본 후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는 “닭을 6년 넘게 염지하고 튀겨봤기 때문에 좋은 닭을 쓰는지 바로 알 수 있다. 바삭한 튀김옷과 특유의 향, 그리고 닭다리살로만 가득 채운 순살치킨을 맛본 후 품질 면에서도 뛰어나다 판단해 자담치킨으로 창업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요란한 오픈 마케팅은 하지 않고 전단지 8천부만으로 2017년 12월 새 단장한 매장을 알렸다는 김찬승 점주. 재창업 비용은 대략 4천만원이 들었다. 

▲ 자담치킨 목동1,2단지점 매장 전면. 사진제공=한국창업전략연구소

그는 “웰빙치킨의 이미지에 맞게 초록색을 강조한 깔끔하고 눈에 띄는 외관 덕분에 신규손님의 유입이 전체 매출에서 15% 이상 늘었고, 기존 단골손님들도 매장이 바뀌어서 좋다는 말을 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그는 메뉴를 내올 때나 포장을 전할 때에도 고객들에게 자담치킨의 전 메뉴는 인공 감미료가 없는 ‘무항생제’, ‘동물복지인증’ 닭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을 적극 알리고 있다. 
그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7개가 한데 몰려있는 곳이라 평일의 경우 고객 대부분이 매장에서 모임을 갖고 치킨을 포장해가는 30~40대 주부고객들이다. 이들에게 건강하게 만들어낸 자담치킨의 장점을 알리고 있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은은하고 감칠맛 나는 치킨 맛이 인기 비결.”이라고 전했다.  

이런 노력들이 SNS와 목동 맘카페 등을 통해 공유되고, 목동 1,2단지 주부들의 깐깐함 소비패턴과 맞아떨어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매장 또한 자담치킨의 건강한 스토리를 어필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뒀다. 가령 산야초 효소와 천일염으로 만든 친환경 염지제만을 사용한다는 문구와 10대 건강식품인 햄프씨드, 아몬드 등 각종 견과류가 들어간 자담치킨만의 치킨 파우더, 대두유와 카놀라유의 조합으로 만든 전용유로 튀겨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포스터와 액자, 디지털사인 등을 매장 곳곳에 설치해 이를 알리고 있다.

현재 조리담당 1명과 시간제종업원 1명을 두고 배달과 고객응대를 직접하고 있는 김 점주는 음식장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와 점주의 책임감이라고 강조한다. 

7년 가까이 배달대행을 쓰지 않고, 배달을 직접 하고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동네 장사는 입소문’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배달주문 시 포스트잇에 감사의 인사를 담은 손편지를 써 치킨과 함께 전달하고 있다. 막 조리한 치킨을 고객에게 오롯이 전달하기 위해 배달지역을 목동 1,2단지로 한정해 배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기치 않은 외부의 힘으로 매출 타격을 입어 업종변경을 하게 된 사례도 있다. 

20대에 요식업에 입문해 정육점, 일식 프랜차이즈, 냉면, 조개구이 등 다양한 외식사업 경험을 갖고 있는 문성제(남, 52세)점주는 “투자해 놓은 비용이 아까워 조금 더 버틸까 하는 미련으로 접지 못하고 끝까지 가는 경우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전환 포인트를 잘 포착해 과감하게 업종 전환을 결정해야 한다.”며 실제 경험담을 솔직히 전했다.

그는 2014년도에 수원역 로데오거리에서 곱창전문점으로 오픈을 준비했다.

그러던 중 한 방송에서 일부 곱창집에 대한 위생문제를 거론하며 곱창에 대한 좋지 않은 얘기를 쏟아냈다. 방송의 여파는 컸다. 

당시 근심걱정으로 밤을 지새우며 잠도 못 이뤘다는 그는 이미 간판까지 단 상태라 별 다른 방법이 없었다. 오픈을 강행하면서 ‘혹시나’하는 기대감을 가졌는데 ‘역시나’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는 “방송 여파로 장사가 안 됐다. 근심과 걱정만 쌓여가고 있었는데, 설상가상으로 옆 점포의 화제로 우리 매장까지 불이 붙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매장 문을 닫아야 했다. 좌절만 하고 있을 수 없어서, 이번 일을 교훈삼아 어떤 아이템으로 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를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오랜 기간 장사를 하다보면 우물 안 개구리처럼 된다.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공인중개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쉬는 날엔 늘 수원시 장안구, 권선구, 팔달구, 영통구 등 각지를 돌아보며 좋은 자리를 찾아보는 것이 유일한 그의 취미였다. 

“수원시 파장동 상권을 조사하러 갔다 ‘화덕초대파불고기’를 알게 되었다. 맛과 가격에 업종변경을 결정했다. 요식업에 30년 이상 종사했기 때문에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있었다. 불고기라는 대중적인 메뉴에다 맛이 뛰어나고 가격도 저렴하면 소비자들이 먼저 알고 방문하기 마련이다. 또한 숯불 없는 테이블, 점심시간에도 강한 고깃집이란 점에 확신이 들었다.” 

▲ 화덕초대파불고기 안양점 매장 전면. 사진제공=한국창업전략연구소

그는 2015년도 12월 말 수원역 로데오거리 먹자골목에 실 평수 28평에 총 좌석 수 55석의 매장을 오픈했다. 업종변경에 투자한 금액은 5천만원 선.(점포구입비 제외)

화덕초대파불고기 수원역점의 오픈 초반 2개월 성적은 월 평균 4천만원 선이었다. 참나무숯 화덕에서 직화로 구워 내 은은하게 배인 숯불향과 매콤함이 특징인 ‘고추장불고기’와 담백한 맛을 강조한 ‘간장불고기’가 가장 많이 팔렸다. 

▲ 화덕초대파불고기 수원안양점 문성제 점주. 사진제공=한국창업전략연구소

문성제 점주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 점심장사에 집중했다. 점심시간에 고추장불고기와 간장불고기를 주문하면 냉면(혹은 수제비)과 밥을 함께 한상차림으로 해 6천5백원의 가격으로 고객에게 제공, 만족도를 극대화했다. 

오픈 후 1년째엔 각종 SNS에 ‘가심비 불고기집’으로 얼굴을 알리면서 6천4백만원까지 매출이 급상승했다.

전체 매출에서 40%가 점심 매출로 이뤄지고 있는 화덕초대파불고기 수원역점의 원동력은 바로 속도 경쟁력이다. 별도로 구성된 참숯화덕에서 초벌구이를 해 불고기가 제공되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고객은 특제옹기에 대파와 함께 살짝 볶아 먹는데 그 시간은 1분이 채 되질 않는다. 다시말해 고기가 구워질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과 고객이 직접 고기를 굽는 과정이 없어 빠르게 불고기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 재창업자가 전하는 업종변경 포인트>

1. 유사업종으로 실패를 줄여라 
2. 업종변경 시 지속 가능한 아이템인지 여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3. 변경하고자 하는 업종의 동향과 틈새시장 등 다양한 정보 수집은 기본
4. 막상 내 가계를 열면 우물 안 개구리처럼 된다. 물 들어올 때와 빠질 때를 아는 혜안을 갖기 위해선 끊임없는 조사가 필요하다.해당지역의 상권 재조사는 필수다.  
5. 투자해 놓은 비용이 아까워 조금 더 버틸까 하는 미련으로 접지 못하고 끝까지 가는 경우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전환 포인트를 잘 포착해 과감하게 업종 전환을 결정해야 한다.